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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기자단] 코로나바이러스에는 인종이 없다
20-08-28 20:47 8,277회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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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nsplash

<오마이뉴스에 채택된 글입니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670677>


목숨에 위협이 되는 사회적 위기는 안전에 대한 우려를 높이고 불안감을 고조시킨다. 이러한 불안감이 고조되면 사람들은 각자의 건강과 행복을 중시하고 본인과 같은 집단에 속하지 않은 자들을 향한 편견과 차별을 심화시킨다.

최근에 전 세계로 확산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서양국가들에서 동양인들이 겪은 인종차별과 외국인 혐오에 관한 사례들이 많이 보고되고 있다. 필자도 올해 3월 미국에 방문했을 때에 길을 걸어가다가 백인들에게 "바이러스 옮기지 말고 네 나라로 돌아가"라는 욕이 섞인 험담을 들었다. 순간 귀를 의심했고 처음으로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충격에 길에서 1분 동안 멈춰서 움직이질 못했다. 

동양인들을 향한 이런 현상들은 왜 어떻게 끊이지 않는 것이고 어떻게 하면 차별에 올바르게 대응할 수 있을까?

동양인 향한 차별

지금으로서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했다고 추정되고 있다. 그 이유만으로 동양인들을 향한 차별과 편견은 더욱 심화됐다. 이 질병은 초기에 "우한 폐렴"이라고 불렸다. 이런 지역이 포함된 용어들은 중국 사회와 바이러스를 밀접하게 연관시킨다. 이 때문에 아시아 출신이라면 누구나 여러 서양인에게 무조건 바이러스와 연관이 있는 것처럼 인식됐다. 

미국에서 유학 중인 필자의 친구도 예외는 아니었다. 코로나19가 아시아에서 처음 유행하기 시작했을 때 그 친구는 중국에 발을 디뎌본 적도 없지만, 단순 기침이나 재채기만 해도 코로나19에 걸린 것이 아니냐는 의심과 따가운 눈초리를 받아야만 했다. 공개적으로 언어적인 모욕을 받거나 각종 식당에서 출입금지를 당하는 인종폭력을 경험했던 친구들도 있었다. 문화적인 이유로도 동양인들은 차별의 위험에 더 크게 처하게 된다. 동양인들은 서양인들과 현저히 다른 식습관 때문에 문화와 건강과 관련된 공격의 대상이 되어 왔다.

필자는 미국에서 비슷한 인종차별을 경험한 유학생 지인들과 인종차별에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지 의논해 보았다. 긴 대화 끝에 아래와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인종차별이 심각한 문제라는 걸 인지할 것 

먼저 인종차별은 오늘날 현실에 빈번히 일어나는 문제라는 것을 자각해야 한다. 본인이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인식하고 그에 대해 분노하는 것은 절대 과민반응이 아니다. 인종차별은 오랫동안 지속되는 사회적인 문제이므로, 편견과 차별의 표적이 되었다고 느낀다면, 이것이 신체와 정신적 건강을 해치는 심각한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차별에 의해 상처를 받은 자들을 서로 도우며, 인간은 모두 환영과 도움을 주고받을 권리가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또한 인종차별을 강력히 반대하는 자들과 피해자들이 서로를 지지하면 인종차별에 직면하여 지역사회의 장점들이 활용되도록 도울 수 있다. 이런 어려운 시기에 인종차별주의자들은 본인들과 다른 가치관을 가진 공동체들을 거부하며 그들의 지역사회를 분열시키려 할 수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는 동안에는 소셜미디어 그룹이나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다른 이들과 소통하여 인종차별의 싸움에 함께 맞설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상에 존재하는 선동과 분쟁에 휩쓸리지 않도록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민감한 정보는 최대한 정확한 내용만을 제공하는 커뮤니티를 식별하여 수신하는 것도 중요하다.

누군가가 의도치 않게 인종차별적인 비방이나 농담을 했을 때 침묵하는 것은 부당하고 차별적인 행동이 계속됨을 허용함으로써 인종차별을 지속시킨다. 만약 본인이 그런 행동으로 남에게 해를 입혔다는 것을 알아차리면 상대방에게 사과하고 개별적으로 상황을 바로 잡을 방법을 탐색한다. 

인종차별적인 행동을 목격했을 때 상대방에게 무조건 화를 내거나 본인의 가치관을 강요하지 않고, 그들이 말한 것에 대해 왜 재고해야 하는지를 차분하게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로 부르는 것은 다른 동양인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사실을 지속적으로 상기시켜준다.  


미래의 인종차별을 최소화하기 위해 유색인종 차별에 대해 무지한 자들을 교육해야 한다. 복잡하고 어려운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정리하여 대화나 글을 통해 이들이 꼭 알아야 할 정보들을 전달한다. 인종차별을 당한 자들의 말을 주의 깊게 듣고 함께 분노하는 것만으로도 이들에게 상당한 위로와 도움이 될 것이다. 

피해를 입는 동양인을 위해 기부를 해도 되지만, 동양인 사업장에서 소비를 해 경제적인 지원을 할 수도 있다. 특히 음식 문화와 관련된 논란으로 인해 여러 동양인 식당의 매출이 줄었을 것이다. 이런 동양인들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식사하거나 음식을 포장해가는 것도 이러한 부당함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런 방식들은 관점에 따라 동양인들을 향한 서양인들의 인종차별뿐만 아니라, 모든 종류의 인종차별 (흑인, 히스패닉, 등)에 해당될 수 있다. 인종차별은 가해자와 피해자뿐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다루어야 할 문제다.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어도 남을 배려하고 돕는 마음가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인종을 떠나서 우리 모두 같은 인간인 만큼 피부색으로 편을 가르지 않는 사회가 올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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